시멘트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
시멘트가 안전하냐 안하느냐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이미 우리는 시멘트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 과정에서 '시멘트의 유해성' 가능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서로 일방적인 주장들만 보이고 있어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내년 2월정도까지는 민관 합동 조사 결과가 나오면 어느정도 해결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시멘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방법은 상당히 '감성적'인 부분이 많았음이 사실이다. 그럴때마다 시멘트 회사의 반론에도 (묻히기는 했지만)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과학적 근거는 양측이 다 가지고 있었지만, 서로가 서로의 데이터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냥 "감성적"인 접근이 우세승을 거두는 것이 당연하다.
나도 여러가지 자료들을 살펴보다가, 여태까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부분에서 몇가지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것을 조금 정리해 보기로 한다.
또한, 노파심에서 이야기하지만,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시멘트 회사의 의견을 대변하기 위함이 아니라, 좀 더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죽은 것, 정말 중금속 때문인가?
최병성님의 글 http://blog.daum.net/cbs5012/6972288 (2007.7.4)
쌍용양회의 반박 http://www.hangulo.kr/174 (2007.12.21)
모기불통신의 글 http://mogibul.egloos.com/3537058 (2007.12.19)
어항에 물고리를 넣고, 시멘트 벽돌을 넣은 후에 물고기가 어떤 반응을 보이나 본 실험. 최병성님의 결과에서는 국산시멘트 벽돌을 넣은 쪽은 "허물이 벗겨지면서 끔찍하게 죽어갔고", 중국산을 넣은 쪽은 한마리를 제외하고는 문제가 없었다.
▲ 최병성님의 증거 사진
그런데, 물고기가 죽은 것은 "중금속이나 발암물질"때문이 아니라는 것이 쌍용양회측의 설명이다.
왜냐하면 시멘트는 보통 ph 11-12 정도의 "강알칼리"로 만든다고 한다. 그래야 철근이 쉽게 부식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ph 11-12 정도의 "강알칼리" 물속에서 물고기가 살아난다면, 그또한 이상한 일이라는 것이다. 즉, 물고기가 죽은 것은 "강알칼리"라는 것 때문이지, 중금속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중금속은 그렇게 쉽게 물에 녹아나지 않음은 여러번 이야기 한 바 있다.)
중국산에서 살았던 것은, 중국산에 중금속이 들어서가 아니고, ph가 낮은 "슬래그 시멘트"류라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래의 실험이 이루어졌다. 아예 Cr +6 (육가크롬)을 넣어서 비교실험을 했다.
결과는 보다시피, pH 11근처인 "강알칼리"에서는 당연히 물고기가 죽었다.그런데, 아예 중금속인 Cr+6을 넣은 물고기는 살아 있다는 것이었다. 즉, 물고기 실험은 잘못된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자세한 그래프는 아래의 more.. 버튼을 눌러서 보면된다.)
즉, 시멘트는 강알칼리를 띄는 것이 정상이고, 강알칼리 용액에서 물고기는 원래 살 수 없다. (사람도 위험하다고 한다.) 물고기가 죽은 것은 "시멘트의 중금속"의 영향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http://blog.daum.net/cbs5012/6972288 의 댓글을 보면, 이러한 "강알칼리"에 대해서 언급한 글에 대해서 "시멘트 회사에서 일하는 놈"이라며 상당히 심한 댓글들이 주르륵 달려있다. 그리고, 이 실험은 "시멘트의 유해성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실험"으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 (비록, 나중에 아니라고 할지라도, 이 금붕어의 시체가 주는 그 영향은 무척이나 컸다.)
현재, 내가 위의 자료를 보고 검토해보건데, 이것은 잘못된 실험에 따른 잘못된 결과인 것 같다.
(만약, 물고기가 죽은 요인이 중금속 때문이라는 다른 연구 결과가 나오면 그때 다시 글을 쓰겠지만, 현재까지는 pH11 의 강알칼리라서 죽은 것이라는 분석이 가장 타당하다.)
또한, 이 결과가 "시멘트를 가지고 일하는 작업자들이 위험하다"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는 것이, 시멘트를 맨손으로 만지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옳지 않은 일이다. 시멘트를 맨손으로 만져서 안전하지 않은 것은, pH가 무척 높기 때문이 첫번째 이유가 아닐까. 그래서 작업자는 장갑을 끼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므로, 유해성에 대해서 말하자면, 장갑을 낀 상황에서 배어든 시멘트의 독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실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고무장갑을 끼라는 주의도 있다. 또한 "자극성, 과민성 물질"이란 경고도 같이 되어 있다.
강렬했지만, 아쉬운 실험
그렇다고해서, 이 실험으로 인해서 "시멘트가 안전하다"를 반증하는 것은 아니다. 이 실험은 시멘트의 안전과 관계없이 "강알칼리"에서 생물이 살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만을 알려준다.
"물고기가 죽었다! 보라! 위험하지 않느냐!" 라고 말할 수도 없고, "국내산 슬래그 시멘트에서는 물고기가 살아 있다. 보라! 안전하지 않느냐!"라고 말할 수도 없다는 뜻이다.
물론, 저 글이 나왔을때에 파괴력은 엄청났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이 "시멘트의 유독성"때문임을 머리속에 굳게 믿었으리라... 이 사안으로만 보자면, 시멘트 회사는 안먹어도 되는 욕을 추가로 먹은 셈이다.
이러한 글을 쓰는 이유는, 적어도 "과학적으로 아니라고 밝혀진 부분"은 제외하는 것이 시멘트 논란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 물고기 실험은 "최병성님의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식으로 시멘트 회사측에서 매번 인용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시멘트 회사의 말이 진실이 아닐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듯이, 블로거의 주장도 허점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나또한, 내가 옳다고 생각했지만 틀렸다는 것을 발견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러한 양측의 주장을 서로 들어보고, 그 속에 담긴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다. 아무리 "악덕기업"으로 찍힌 시멘트 회사라고 할지라도, 그 말을 모두 "거짓말"이라고 몰아 붙이더라도, "말은 일단 들어보는 것"이 필요한 것은 그러한 이유일 것이다.
균형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매체에서 균형잡힌 보도를 했으면 한다. 서로 다른쪽을 "악"이라고 생각하고 한쪽만의 이야기만 하는 것은,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형편없는 국회의원들이나 하는 짓거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12.24.
www.hangul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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