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와 함께 능지처참된 블로거의 사진 저작권

다음 블로거기자 몽구님의 돼지 사진, 출처가 변경되어 언론에 실려


돼지 능지처참... 거의 유일한 사진취재

다음 블로거뉴스에서 현장성 있는 기사를 쓰기로 유명한 '미디어 몽구(http://blog.daum.net/grandbleu의 주인장 '몽구님'은 이미 2006년 다음 블로거기자상을 수상한  블로거기자다.

어쨌든, "사건 현장에 한 시간 먼저 가서 한 시간 늦게온다"는 철칙으로 현장으로 조기출동하는 덕에, 우연히 경찰들에게 연행되기도 한 에피소드도 있다.

자, 이번에 이천시에서 한 "돼지 능지처참"은 몽구님의 사진기에 실려서 보도된 최초의 "사진"이 되었다.  

▲ 최초기사
[미디어 몽구]
제2의 대추리가 될순없다. 이천시민의 분노

(몽구님의 제목은 "황금돼지해 '새끼돼지 능지처참'" 이었다)


이곳에 올라온 사진들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처음에는 그나마 모자이크 처리가 덜 되어 있어서 정말 잔인했다. 결국 아래와 같이 몇몇 사진만 빼고는 모자이크 처리가 되었다.

▲ 미디어몽구http://blog.daum.net/grandbleu 위 원본기사 (몽구님이 직접 찍은 사진들)


그런데, 이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좀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나는 이 사진을 보고 그냥 넘어갔고, 다음 블로거뉴스의 다른 기사를 통해서 다시 보게 된다. 그리고, 그 글은 지금도 20만을 넘어갈 정도로 인기 글이 되었다.

▲ 관련 블로거뉴스: 이천시의 끔찍한 퍼포먼스 

위의 기사는 몽구님의 사진을 썼지만, 출처를 표기하지 않았다. 그리 길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이 문제를 일파만파 퍼지게 하는데 한 몫을 했다.


신문을 펼쳐보니... 동물 단체들이 사진을 찍었나?

여기서 끝나는가 했다.

하지만, 다음날 신문, 오늘 신문까지도 계속해서 돼지의 능지처참 사진은 안실은 신문이 없을 정도로 많이 실렸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이 있었다.

사진의 출처가 "몽구"로 된 것도 있었지만 (조선일보,쿠키뉴스 등) 거의 대부분은 "동물사랑 실천협회"나 "동물자유연대" 등의 알지 못하는 단체로 되어 있었다. 그냥 이 사진을 볼때는 그냥 넘어갔다. 그 사람들도 와서 찍었겠지... 그런 생각이었다.


▲ 조선일보 "미디어다음 블로거 기자 몽구"라고 정확히 표기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허락은 받은 바 없다고 한다)

그런데, 몽구님의 블로그에 이상한 투정이 실렸다.

▶ 관련 블로그 글 : 퍼간사진 사용할려면 출처를 밝히세요 [미디어몽구]

누구에게 던지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지만, 나는 위에서 소개한 "블로거뉴스"의 글에 대한 것으로 한정되어 생각했다.

사실, 위의 블로거뉴스를 쓰신 분은 게시물을 수정해서, 출처를 밝히고 아래와 같이 사과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 관련 블로그 글 : 이천 퍼포먼스 사진 무단 사용관련 사과드립니다. [ISSSSSUE 블로그]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직접 전화를 해서 물어본 결과... 동물단체들은 그곳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취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보았더니...

일단, 인터넷에서 검색을 통해서 출처가 다른 곳으로 된 신문기사를 검색했다. 그리고, 해당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서 사건의 경위를 알아보았다.


▲ 노컷뉴스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 라고 출처를 밝히고 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동물사랑실천협회>라고 밝히고 있다.



▲ 중앙일보 <동물사랑실천협회>라고 밝히고 있다


▲ 한국경제 <동물사랑실천협회>라고 밝히고 있다


이 밖에도 수두룩한데, 일단 캡처한 것만 소개하기로 한다.

어쨌든, 기자분들에게 물어봤더니, "몰랐다. 그냥 보도자료가 왔기에 썼다" 라는 식으로 회피했고, 수정해 주겠다고 했다. 빨리 수정된 곳도 있지만, 지금 이시각까지 수정이 안된곳도 많다.

그래서, 문제의 발단이 된 동물자유연대와 동물사랑 실천협회에 전화를 걸어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몽구님이 직접 취재)

뭐, 아주 간단한 것이었다.

"게시판에 글을 올려 놓고,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기자들은 다시 게시판에 들어와서 그 사진을 신문에 올렸다. 게시판의 글들에는 분명히 출처가 표기되어 있다"

결국, 기자들이 부주의하게 퍼간것이 된다. 아니, 사실은 남의 글과 사진을 가지고 자신들의 단체를 위해서 사용하면서, 출처를 표기하는데 좀 소홀한 단체들의 책임도 있다. (이 부분은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글의 출처를 알고 있었으면 간단히 블로그에 글이라도 하나 남겼으면 이런 오해는 없었을 것이다. 트랙백 기능을 이용했더라면...)


블로거의 사진은 저작권 보호를 안해도 되나?

만약, 몽구님이 정식 사진기자였다면 어땠을까? 과연, 게시판에 올라와 있다고 무조건 가지고 가서 썼을까? 아닐것이다. 자신들의 저작권 보호에 힘쓰는 언론사들이 그럴리가 없다.

이번에 신문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서 알아보는 과정에서 느낀 것이 있었다. 먼저, 신문사의 전화번호 찾기가 참 힘들었다. 사이트 아래에 좀 써 놓으면 좋으련만... 구석에 있거나 다른 사이트를 통해야 했다.

그리고, 내가 "저작권자가 있다"는 제보에 "그래서요?" 라는 식으로 떳떳하신 기자분도 계셨다. "그럼, 개인거군요. 개인거면, 기사 지우면 될거 아닙니까?" 라고 호통치는 분도 계셨다. (아주 왕짜증을 내시는 듯 했다)

그럼, 내가 그분들 기사 가져다가 다른 신문에 팔고나서 "그럼 지우면 될거 아닙니까?" 라고 하면 어떻게 나올까? 난 바로 그날 구속이다. ^^


무단 "펌질"의 폐해- 당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미 블로그 세상에서는 "무단 펌질"에 대한 피해사례가 참 많다. 다른 블로그의 글을 출처 표시도 없이 복사해 놓은 것이 포털의 메인에 걸려서 유명해지는 사례도 있었다. 그에 대해서 항의를 하는 사람에게 "소명자료를 니가 내놓아라"라고 큰소리 떵떵 치던 포털의 사례는 한참이나 우리들이 화나게했다.

사진은 더 심하다. 특별히 표시(워터마크 등)를 하지 않은 사진은 너도 나도 퍼가서 도대체 이 사진이 누구 것인지 알기가 힘들다. 결국, 그러다가 엄청난 액수의 저작권 소송에 휘말리기도 하는 등, 요즘 저작권으로 인해 흉흉한 이야기가 많다.

이번에도 느꼈지만, "블로그에 올라간 글은 공개글이니까 맘대로 퍼가도 된다" 라는 생각이 많다. 하긴, 퍼가는 것을 굳이 막지 않고, CCL표시에 의해서 "영리적 목적이 아닌 경우, 수정을 하지 않는 범위"에서 퍼가도 된다고 했다면, 뭐 퍼가는 것을 뭐라고 하겠는가?

하지만, "원 저작자의 이름과 원본의 주소를 표기하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일이다. 이 기본만 지키면, 별 문제는 안된다. 이번 경우에도 조금 더 그 표기를 도드라지게 했더라면... 조금 덜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사진이야 좀 쉽게 눈에 뜨인다고 쳐도, 글의 경우에는 그게 더 힘들다. 조금 내용을 고친다든지 하면, 알아보기 힘들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하지 않고서 사이트 하나를 무단 불펌 자료로 가득채운 인기 사이트도 많다. 이거야 원...

거꾸로 생각해보자. 누군가가 자신의 글을 불펌해서 쓰고 있다고.. 그것도 기사로 내서 돈도 벌었다고... 그러면 기분이 어떨까? 입장을 바꾸어 놓으면.. 당연히.. 지키고 싶어질 것이다.

이제, 내용을 모두 "불펌" 하는 문화를 조금만 바꾸어 보자. 사실은, 그냥 "링크"만 거는 것이 좋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좀 그러니까. 위에 아주 도드라지게 색깔 팍팍, 글자 팍팍 키워서 출처를 표기해보자. 원저작자가 더 유명해지게, 사진마다 달아주자. 어떤가? 힘들어 죽겠는가? 그러면... 불펌 하지 말자. ^^ 그리고, 원저작자에게 간단한 메모를 남겨서 이 자료가 어디로 갔는지 알게 해주는 것도 좋다.

귀찮으면... 그냥 "스크랩" 기능을 이용해서 가져가시길. 그러면 다 남고 출처 표기도 되니까...


블로거 저작권, 이제 스스로 지켜야 한다

하지만, 책임이 퍼간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몽구님은 "저작권 무표시", "원본 사진 올리가"로 유명하다. 거기에다 언론사에서 연락만 하면, 무조건 사진을 제공했다고 한다. (그에 대해서 저작권 표기도 잘 되지 않았다)

현재와 같이 "불펌"의 시대에서는 사진에 꼬리표가 달려있지 않으면 대책이 없다. 그래서, 앞으로 몽구님도 사진에 꼬리표(저작자 표시, 워터마크)를 달고, 원본 사진이 필요할 경우 직접 댓글을 통해서 연락하는 방식을 사용하길 권해드린다.

그러면 조금 문제가 줄어들지도 모른다. (워터마크 잘라내고 뻔뻔하게 쓰는 사람도 많다. ^^)

그리고, 스스로 검색을 통해서 자신의 글이 어떻게 도용되는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나도 가끔 내가 쓴 글의 제목을 검색해보는데, 출처를 표기하지 않는 곳에는 이메일을 보내서 항의한다. 그러면 대부분 지우는 쪽을 택하는 사람이 많다. (^^) 자기 블로그에 남의 블로그 주소를 넣기가 싫은가보다. 그러면 퍼오질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어쨌든, 이번 능지처참된 돼지 사진 관련해서 많은 일이 있었다. 몽구님도 이 사건이 이렇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지 몰랐다고 한다. 이제 "블로거의 글 하나"가 세상을 뒤흔드는 세상이 성큼 다가온 것이다. (블로거기자라는 말이 전혀 부끄럽지 않은 몽구님께 감사드린다. 나야 뭐.. ^^ 멀었다.. ^^)

돼지 참사의 그 생생한 뒷얘기가 실린 글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 관련 블로그 글 : 돼지 능지처참 당시 상황 [미디어 몽구]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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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한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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