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의 후속 기사입니다.


▲ 밤에 색깔 구분이 안된다는 가정하에 색을 빼고 배치한 천원권과 만원권

한국은행에 민원 넣었더니 - 빠른 답변에 놀라고, 내용의 부실함에 또 놀라

나는 지난 글에서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 한국은행에 건의겸 질문을 위해서, 아래와 같은 민원을 한국은행 홈페이지(http://www.bok.or.kr)를 통해서 접수했다.

접수시각은  2007/05/03 00:33:32 이었는데, 다음날 오전인 2007/05/03 11:45:18 에 답변이 도착했다.

놀라운 속도였다.

나는 1주일에 이런 종류의 민원을 대여섯개 넣는데, 빨라야 이틀, 늦으면 한달이 넘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은행은 역시 빨랐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니... 빠를 수 밖에 없었다. 저 정도 답변은 더 빨리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의 민원 내용]


현재 신권의 색깔은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을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유로화를 본딴 것입니다.

하지만, 유로화는 10, 20, 50, 100 의 순이므로 10유로와 100유로의 색깔이 엇갈리게 되어 있으나, 우리나라처럼 20에 해당하는 화폐가 없는 경우는 1000원, 10000원, 100000원의 색감이 비슷하게 되어서 대 혼란이 예상됩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http://blogbbs1.media.daum.net/griffin/do/blognews/current/read?bbsId=B0001&articleId=20564

에 자세히 실려 있습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으실 의향은 있으십니까? 고액권의 색깔이 지금처럼 똑같이 나오면... 이제 그 원성을 어떻게 들을 것이며, 그것을 보정할 방법은 없어집니다.

한국은행의 공식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특히 유로화의 색깔 체계를 따온 우리나라에서 1000원권과 1만원 권이 같은 색감(차가운 색)을 가진 것에 대한 변명을 듣고 싶습니다. 또한, 현재도 계속해서 혼란만 오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정말로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한국은행 답변]


안녕하십니까? 한국은행 발권정책팀입니다.
 
먼저 우리나라 화폐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발행된 새 은행권(만원, 오천원, 천원)의 색상을 정함에 있어 상호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색상값의 차이를 두면서도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을 번갈아 적용하여 이웃 권종간 구별을 용이하게 한다는 원칙을 따랐습니다. 결정과정에서 미술대학의 색채학 전공교수 등의 자문을 거쳤습니다.
 
말씀하신 새 만원권과 새 천원권의 색상은 각각 녹색 및 청색계열로 차가운 색에 속하는데 색상값이 3단계(10색상환표 기준)나 떨어져 있습니다. 1단계의 색상값 차이도 쉽게 식별된다는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에 비추어 보면 이는 확연한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 지폐는 발행된 지가 오래되지 않고 아직 유통량도 많지 않음으로써 발행초기의 일정기간 동안에는 색상이 우리 눈에 익숙하지 않아 혼동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만원권과 천원권은 색상에서 뿐만 아니라 가로 크기에서도 큰 차이가 있고 천원권에는 홀로그램이 없는 점 등을 유념하시면 양 권종을 보다 쉽게 구별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추가적인 의견이 있으시면 한국은행 발권정책팀(전화: 02-759-4598, 팩스: 02-759-4600)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다.

저번 글에서도 인용했던 기사를 다시 살펴보면...


천덕꾸러기 신권, 구권 '그립네'  [mbn] 2007.3.15

(일부발췌)

인터뷰 : 이승윤 / 한국은행 발권국 발권정책팀장 - "새 천원권과 새 만원권의 색상이 각각 녹색과 청색 계열로 차이가 있으며 크기도 12밀리미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구분이 용이해질 것입니다."

특히 달러화나 수표의 경우 크기와 색깔이 같지만 이를 헷갈려 하는 사람은 드물다며 지폐를 주고 받을 때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렇다. 이건 완전히 '인터뷰용 모범답안'을 내게 보내준 것이다.

하지만, 이미 지적했듯이, "달러"는 모델로 삼을만한 돈이 아니며, 수표를 천원짜리나 만원짜리 세듯이 세지도 않는다. 그리고 택시비 낼 때 수표 꺼내서 내거나 조도가 낮은 구멍가게에서 100만원짜리 수표와 10만원짜리 수표를 헷갈려할 이유는 전혀 없다. "비슷하지도 않은 딴 것"을 가지고 논리를 펴는 것은 "비겁한 변명"이다.


말하자면, 이런 것 같다.

"많이 배우고 높으신 분들이 다 연구해서 만든 돈이야! 그러니까  좀 불편하더라도 (닥치고) 그냥 써! 쓰다보면 익숙해지고 나아질거야!"

이미 지적했듯이,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가 시각 장애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도 "그냥 써라. 현재 기술로는 어쩔 수 없다"는 답을 했던 것을 감안하면, 뭐 그래도 좀 나은가?


색깔을 꼭 번갈아 가면서 배치할 이유는 없다

재밌는 것은, 새 만원권과 새 천원권의 색깔이 "무척이나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 오천원권이 "완전히 색도 차이가 있는" 푸른 색을 가지고, 천원권이 붉은 계통을 가지면 안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니, 이미 만든 것은 그렇다고 치고, 5만원권과 10만원권의 색깔을 굳이 "번갈아 가면서" 색을 줄 필요가 있을까?

한국은행의 주장대로라면, 1만원권과 5만원권이 같은 푸른 계통을 가지더라도 "색상환에서 충분히 차이가 나는" 색으로 하면 안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적어도, 1만원권과 5만원권은 헷갈릴 가능성이 무척이나 작다. (첫 숫자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거기다 한국은행의 설명대로 "길이"도 다르지 않나?


길이차이도 별 도움은 되지 않는다

또한, "길이 차이" 문제는 정말 재밌다. 외국에서 사시는 "전문가"의 분석인가보다. 우리나라 국민은 대부분 짧은쪽 끝을 나란히 하고서 돈을 세니까 길이 차이는 느끼기 힘들다. 그리고 돈 길이가 차이나서 잘못준 것을 알 수 있었다면, 요즘의 혼란은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전문가 분은 이러실지 모르겠다. '무식한 것들! 돈 쓰면서 길이 비교도 안하고 쓴단말이야?'


▲ 20유로, 200유로 덕분에 번갈아가며 색이 바뀌어도 아무 문제 없는 유로화

나의 글은 "유로화가 번갈아 가면서 색조를 바꾸는 것을 따라하다가 망쳐버린 우리 새 돈"에 대한 글이었다.

하지만, 그냥 "투덜거리는 글"로 치부해 버리고 저런 답변을 주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민원 내용을 읽지도 않고 답변하는 것은 한국은행이라는 공공기관이 할 태도가 아니다.

따라서 다시 같은 내용으로 질문을 할 것이며, 반드시 답을 듣도록 하겠다. 그 결과는 다시 이 곳에 알려드릴테니, 기대하시라. ^^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5.4

한글로 (한글로)

www.hangulo.kr
http://blog.daum.net/wwwhangulo

 

이 글의 후속기사

새 은행권 색깔 두번째 답변 - 달라진 것은 별로 없어 (2007.5.7) 한글로

를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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