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와 송파구청의 논쟁, 관전평
블로거의 실수? 송파구청의 오버액션?
엊그제 보람이랑님이 올리신 글 "유료주차장으로 개조한 "인도"송파구서 돈 뜯어"란 글은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송파구청의 "권리침해 신고"로 인해서 무단 삭제되었다. (이 조치로 송파구청이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한 달 후에 되살아난다. 참으로 폭력적인 법률이다.)
그리고, 다시 보람이랑님의 반박글 "송파구청장님께 공개로 드리는 편지입니다"가 오늘 아침 블로거뉴스에 올랐고, 이어서 (정확한 시간차는 모르겠지만..) 다음 블러그뉴스 반론이란 글이 올라왔다.
이 시점에서 관전평을 하자면.. "블로그"나 "블로거"는 익슥하지만 "블러그뉴스"는 참 생소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두 블로그에서 내놓은 사진을 보면, 참 재밌다. 일단 사진을 보자.
▲ 보람이랑님의 사진. 인도를 모두 덮고 있는 자동차가 인상깊다
여기까지 사진의 관전평을 말하자면, "보람이랑님이 사실을 왜곡해서 사진을 찍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옆의 인도가 있는데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한글로가 직접 가봤다
나는 보람이랑님과 함께 직접 그곳을 찾았다. 또한, 송파구청에서 관련자분들과 1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 그 결과를 "약간은 블로거의 입장에서 본 관전평"으로 쓰고자 한다. (내가 공정한 입장이라고 하면 거짓이다. 어떻게 블로거가 블로거의 취재 이야기를 쓰면서.. ^^)
그 길의 시작은 이렇게, 인도를 가로막으며 시작된다. (물론 시작이 저쪽끝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어쨌든, 여기는 사람이 다니는 길이지만, 분명히 막혀있다. 주차장 구역처럼 말이다.
오른쪽으로 다니라고 길을 내준것이라고 우기면 또 할 말은 별로 없겠다.
오른쪽으로 다니라고 길을 내준것이라고 우기면 또 할 말은 별로 없겠다.
이 사진을 보면, 오른쪽에 흙길이 있으니 보행자의 편의를 봐준것 아니냐고 항변은 가능하겠다.
근데, 저 기둥은 뭘까?
본격적으로 길이 시작되는 지점은 잘 막아 놓았다.
오른쪽으로 유도해 놓은 모양이다. 구청이 강조한 그 대체도로?
그런데, 불행히도 여기엔 횡단보도가 있다. 즉, 여기는 인도다.
가다보면 또 차가 나오고 갑자기 주차장이 된다.
즉, 인도에 주차장을 만들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않는 사실이지만,
현재 이 도로는 인도와 주차장이 혼재해 있다.
(물론 송파구청에서는 이 부분이 산책로와의 연결통로이며
거기에 횡단보도를 설치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길로 들어선 사람이
반드시 위의 산책로로 올라가리란 보장은 없다.
사는 사람들은 다 안다고? 그럼 초행자는? 그게 밤이라면?
아예 인도가 없으면 조심했을지도 모르지만...)
추가기사 2007.12.5. 14:00 현재 송파구청에 문의한 결과
저 산책로는 작년즈음에 새롭게 조성된 것이고 그 이전에는
정비가 안된 길이었다고 한다. 일종의 흙길이라는 데에 담당자가 동의했다.
여러 댓글중에서 "저 산책로가 최근에 조성되었다"는 것에 대한 확인을 한 결과다.
(전화통화 결과임)
추가기사
2007.12.5 17:48 현재 MBC 생방송 화제집중에 이 주차장 문제가 나왔다.
여기서는 "산책로가 올 가을에 급하게 조성된 것"이라고 나왔다.
그리고 지금도 앞부분에는 체육시설 공사중이라고 한다.
(사람이 안다닌다면서.... 나도 공사장을 확인했지만, 그게 그 공사인줄은 꿈도 못꾸었다.)
결국 효율적인... 예산 낭비의 현장인가?
한마디로, 주차한 사람이 걸어서 건너편으로 건너가기가 참 힘든 상황이다.
(MBC 화제집중에 의하면, 주차한 운전자가 문을 열고 나오다가 위험할 수 있다고 한다.
2007.12.5 17:50 추가)
왜냐하면...?
보라. 오솔길에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계단에도 낙엽이 상당히 많았다.
(낙엽을 치우고 찍은 송파구청의 사진과는 비교가 되겠지만.. ^^)
또,덤불을 헤치고, 그냥 내려오면 된다고 말하겠지만...
그러면, "인도"라는 말 자체가 무색하다.
그래, 여기까지 그냥 인정하자.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538092
올림픽대로 하단 도로의 경우 도로 폭 16m의 2차선(편도 1차로)도로에 보도(2.5M)가 있으며, 보도의 경우 보도에 연접된 건축물이 없어 보행인이 거의 없으며, 보도 이용 주민의 경우 대부분 반대쪽 아파트 보도를 이용하고 있어 주차구획 설치 이전부터 보도걸침(일명 개구리 주차) 불법 주.정차가 많았던 지역으로..
(송파구청의 반박문)
올림픽대로 하단 도로의 경우 도로 폭 16m의 2차선(편도 1차로)도로에 보도(2.5M)가 있으며, 보도의 경우 보도에 연접된 건축물이 없어 보행인이 거의 없으며, 보도 이용 주민의 경우 대부분 반대쪽 아파트 보도를 이용하고 있어 주차구획 설치 이전부터 보도걸침(일명 개구리 주차) 불법 주.정차가 많았던 지역으로..
(송파구청의 반박문)
그래, 반대편에는 도로가 있다. 뭐가 걱정인가.
그런데....
이 사진은 내가 의도하고 찍은 것이 아니라 그냥 대선벽보 자료사진으로 쓰려고 찍었다.
불행히도, 바로 건너편 보도다. 그런데 보이시는지?
저 빨갛고 예쁜 부분은 "자전거 전용도로"였다. 저 길이 아파트 담을 따라 쭈욱 연결되어 있었다.
그 옆의 아주 좁은 부분이 바로 인도인데.. 얼마나 좁은지..
그러니까, 자전거 전용도로를 제외한 부분으로 인도를 마련해 놓았다는 것인데...
사실, 나처럼 조금 뚱뚱하면... 자전거 피해 다니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사추가]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니라, 자전거 보행자 전용도로라는 지적이 있다.
그런데, 그처럼 위험한 도로가 또 있을까?! (나는 자전거 전용도로인줄 알았으니.. -.-)
저건 인도도 아니고 자전거 도로도 아녀..~ ^^
헉.. 자전거가 안다니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그럼, 대체 자전거 전용도로는 왜 만들었지? 저것도 돈들여서 만든건데...
그러니가, 자전거가 안다니는 전용도로를 인도로 사용하고,
사람이 잘 안다니는 인도를 주차장으로 사용한 아주 실용적인 판단일까?
가만.. 보행인이 거의 없는데, 대체 저 운동기구는 왜?
아.. 보행은 별로 안하지만... 산책은 하는 산책길?
아.. 대체 머리가 아프다.
여기까지의 관전평은... 거의 인도를 포기하고 돈을 받는 유료 주차장(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겸 낮에는 일반인들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터넷 신청을 받는 곳)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곳에 차를 세웠다는 가정하에, 횡단보도로 가 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안전한 위의 산책로로 올라가는 길은 한동안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올라가지도 못하고 계속 차를 피해서 간신히... 횡단보도까지 와버렸다...
(설정이라고 비난하면, 비난을 달게 받겠지만.. ^^)
어쨌든, 이 곳이 "절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나싶다.
▲ 현장 동영상 (안전한 산책로로 가고 싶어도, 갈수가 없어요!)
그런데 권리침해 신고는 왜? - 블로거뉴스에 대한 무지
송파구청 관계자분의 설명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의사결정은 시간이 걸리기에 (보통 1-2일) 절차를 밟아서 반박글을 게시하기엔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하나, 이번 사안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비난을 하고 있어서, 대응할 방법이 필요했다."라고 했다. (정확한 기사를 위해서 녹음을 하겠다고 했지만 거절하셔서 메모에 의해서 쓴다. 약간 표현상의 상이함이 있어도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그러면, 왜? 미디어다음에 연락해서 "메인에서 내려야 할 정당한 이유나 근거"를 제시하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에 "다음에 연락했더니, 바로 권리침해 신고를 알려주더라..."고 했다. 아하! 바로 해법은 그것이었다.
즉, 미디어다음에서 메인에 올리더라도, 블로거뉴스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은 "다음"에 항의를 하고, 다음측에서는 미디어다음으로 연결해 주는 것이 아니고 바로 "글을 맘대로 삭제할 수 있는 무한한 권리" (비록 30일이지만, 이슈에서 내리는데는 아주 좋음)인 권리침해를 알려주었다고 한다.
게다가, 송파구청 관계자분들은 "그게 미디어다음에서만 글이 지워지는 것이지 개인블로그에도 글이 지워지는 것인지 몰랐다"고 하셨다. 하긴, 이번에 반박글을 올린 블로그도 글이 하나 밖에 없을 정도로 블로그와 블로거뉴스에 대해서 전혀 문외한이셨으니... 할 말은 없다. (이는 서초구청이 블로거뉴스로 내 글에 반박하고 트랙백을 날린 것과 상당히 비교되는 일이다. 서초구청은 상당히 오랫동안 블로그를 이용해 왔다. 비록 내가 비판했고 지금도 비판하고 있는 곳이지만, 존경스럽다. ^^)
또한, 그것을 지운것에 대해서 철회하도록 절차를 밟겠다고 하셨다. (결정은 아니다. 윗선에서 반려되면 다시 원점이기 때문이다.)
몰라서 지운 것이라면, 그리 분노할 일은 아닐까? 글쎄, 대체 다음 고객센터는 왜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팀과 연결을 해주지 않고, 바로 권리침해를 알려주었을까?
누구의 말이 맞는가?
어제는 보람이랑님의 글이 맞는것 같다고 생각했던 네티즌들이 오늘은 다시 입에 담지 못할 욕까지 다시 보람이랑님께 퍼붓고 있다. 하지만, 위의 전체 사진을 보면, 이런 지적 자체가 아주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개구리주차 부분은 오래전에 아이디어로 나왔다가 실효성을 잃은 부분인데, 아마도 송파구청은 1999년에 조성한 이래로 크게 이 부분을 신경쓰지 못했을 것같다.
또한, "행인"에 대한 배려만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주차장"이라면 "주차를 하고 나오는 차에서 내리는 승객과 운전자"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저곳에 주차를 하고서 "인도"라고 생각되는 그 길로 그냥 걸어 나오다가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아래 보도블록이 깔려 있는 길을 인도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잘못은 아니다)
위에 산책로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선으로 살펴볼때, 주차를 한 사람이 건너편으로 건너가기까지 산책로로 올라가서 이동하리라는 것은, 글쎄올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민이라면 안전을 위해서 그렇겠지만서도..)
아예 보도블록을 걷어내고, 본격적인 주차장으로 만들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도 한다. (인적도 없는 곳에 산책로를 만들 돈이면 충분했으리라 본다.) 참. 여기에 대해서 "그거 걷어낼 돈은 어디서 나냐?"고 했지만, 누구라도 인도인지 차도인지 알 수 없는 저 곳에서 다치거나 희생되고도 "돈"을 타령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오히려, 저런 곳을 개선하고 더 넓은 주차장을 확보한다면, 기꺼이 사람들은 박수치지 않을까?
그리고 건너편은 좁은 인도였는데, 그나마다 3/2 이상을 자전거 전용도로로 표시해 놓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이쪽엔 자전거 전용도로가 거의 대부분인 좁은 도로고, 건너편엔 자동차가 군데군데 있지만, 넓은 인도라면... 어떤 길로 가겠는가? 자전거 전용도로 표시를 지우는것이 더 맞는 행정같다.
안가면 그만이지! 사는 사람은 안간다! 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어진다. 그러면 아이들이 말하듯이 "너, 우리동네 절대 오지마!"가 되는 것인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보행권, 주차권,안전권 문제가 아닐까?
위험요소가 있다면, 그것을 제외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국가가, 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아무리 하찮은 블로거의 글이라도, 그에대한 반박의 속도가 높아질 수 있는 "새로운 저널리즘"에 대처하도록 시스템을 바꿔야지, "우리는 원래 느리니까 일단 지우는 것으로 간다"는 식의 대응은... 21세기 IT강국, 한국의 위상을 부끄럽게 한다고 생각된다.
블로거는 블로거대로 이러한 문제제기에 더욱 더 심혈을 기울여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제기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마녀사냥으로 몰고 가는 것 또한 우리가 해서는 안될 일 같다.
제발 권리침해 제도, 악용하지 말라
권리침해제도, 이젠 악용하지 말자. 권리침해제도로 남의 글을 지우면 해결이 된 듯 싶겠지만, 거꾸로 글을 지운 것에 대해서 소송을 걸기 시작하면... 글쎄... 과연 지운측이 과연 모두 웃을까? (나의 경우처럼 그쪽에서 고소 비슷하게 했지만 아예 "각하"되는 경우도 있다. 한나라당은 각성해야 한다.)
"분쟁이 예상되어 알 수 없을 때"만 지우도록 되어 있는 법률을 너무 그대로 따르고 있는, 포털의 권리침해신고센터도 각성바란다. 많은 글들이 "신고자의 아무런 조치가 없어서" 다시 한 달만에 살아나고 있지 않은가? 나만해도 살아난 글이 두개나 된다.
권리침해제도 너무 좋아하다가, 정말 권리침해제도에 의해서 큰 코 다치는 선례가 생길 것이다. 조심하기 바란다.
그리고 한가지, 더. 과연 우리의 글이 "블로그"가 아닌 "언론"에 실렸어도 똑같이 "권리침해"식으로 삭제를 요청해서 지우는데 성공했을까? 하긴, 뭐... 나도 취재하면서 늘 벽에 부딪히는 것이... "누구시죠?"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그냥 국민입니다"라고 하면 대부분 대답 잘 안해준다. "블로거입니다.."라고 하면 "그게 뭐죠?"다. 그렇다고 "다음 블로거뉴스 기자입니다"라고 하면 "기자사칭"이 된다. 이럴때마다, 블로거뉴스 "기자"라는 호칭 자체가 부끄럽게 느껴진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블로거들이 세상을 조금씩 조금씩 바꾸어가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블로거들이 새로운 저널리즘의 역사를 쓰고 있다고 난리인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아직도... 멀었다는 것이 참 서글프다.
이 정도로 관전평을 마친다.
더 열심히 취재하고 더 열심히 뛰어다녀야 겠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내 블로그의 글이 지워질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계속 블로깅하라! 그것이 세상에 대항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난 노여워하고 대항할 생각이다. ^^)
뱀다리 : 송파구청 블로그 이름, 좀 바꾸시길... http://blog.daum.net/thdvkrncjd/ 라니.. thdvkrncjd 라는 아이디로 블로그를 만든 것만 봐도, 얼마나 센스가 넘치시는지... 쩝... 너무하다. "송파구청 블로그가 어떻게 됩니까? 네... thdvkrncjd인데요. 블로그 쩜 다음 쩜 넷 슬래시하고 송파구청을 영문상태에서 치세요...라니.. 안습이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www.hangulo.kr
2007.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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