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현수막은 선착순? - 지킬 것은 지켜가며 달자
재활용 대책도 마련해주길..

다시 살아난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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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살아난 현수막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2002년에는 선관위의 홍보용 현수막 이외에는 대선 후보들의 현수막이 없었다. 그랬다가, 투표율 운운 하면서 이번에 다시 달도록 했다. 

  ▲ 관련기사 : 대선 후보 현수막 5년 만에 부활 [KBS] 2007.11.29

어쨌든, 2007년 11월 27일 부터 달리기 시작한 현수막을 사진에 담다가 문득 의문이 생겼다. 대체, 저 현수막의 위치는 어떻게 정하는 것일까? 혹시 구청에서 제비뽑기하나? (구청에서 보통 현수막을 담당하니까) 달린 위치는 평소에 현수막이 달릴 수 없는 곳들이라, 그것도 좀 궁금했다.

선관위에 물어보니...

선관위에 인터넷으로 문의를 했더니 의외로 빠른 답변이 왔다.

「공직선거법」제67조(현수막)의 규정에 의한 현수막(읍·면·동마다 1매)은 그 게시 위치 및 순서에 관하여 같은 법상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후보자(정당추천 후보자의 경우 정당)가 게시위치를 임의로 선정하여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후보자의 현수막이나「도로교통법」제2조(정의)의 규정에 의한 신호기 및 안전표지가 가리어지도록 하거나 도로를 가로질러 게시할 수 없습니다.

<덧붙임 법조문 참조> 
「덧붙임」   공직선거법[개정 2007. 01. 03 법률 제8232호]

제67조 (현수막) ①후보자(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 및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후보자를 제외하며, 대통령선거에 있어서 정당추천후보자의 경우에는 그 추천정당을 말한다)는 선거운동을 위하여 당해 선거구안의 읍.면.동마다 1매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 <개정 2005.8.4>
③제1항의 현수막의 규격 및 게시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한다.
[본조신설 2002.3.7]

        공직선거관리규칙[일부개정 2007.1.3 중선관규칙 제271호]

제32조 (현수막) ①법 제67조(현수막)제1항의 규정에 의한 현수막은 천으로 제작하되, 그 규격은 10제곱미터이내로 한다.
②후보자는 법 제67조제1항의 규정에 따라 현수막을 게시하는 때에는 관할구.시.군위원회가 미리 교부한 별지 제19호의3양식에 의한 표지를 첩부하여야 하며, 표지의 교부신청은 별지 제18호서식에 의한다. 이 경우 훼손 또는 오손으로 현수막을 교체하고자 하는 때에는 종전의 표지를 새로운 현수막에 첩부하여 게시할 수 있다. <개정 2005.8.4>
③제1항의 현수막은 일정한 장소.시설에 고정 게시하되, 애드벌룬.네온사인.형광 그 밖의 전광에 의한 표시의 방법으로 게시하여서는 아니 되며, 다른 후보자의 현수막이나 「도로교통법」 제2조(정의)의 규정에 의한 신호기 및 안전표지가 가리어지도록 하거나 도로를 가로질러 게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05.8.4>
[본조신설 2002.3.21]

그런데, 여기에는 "일정한 장소나 시설에, 다른사람의 현수막이나 신호기만 가리지 않고.."라고만 되어 있어서 완벽한 궁금증 해소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전화를 걸어서 알아보았다.

선관위 상담자의 이야기는 이렇다.

1. 현수막은 읍면동에서 1매만 건다.
2. 미리 선관위의 승인을 얻어서 표식을 한다.
3. 다는 위치는 자유다. 즉, 먼저 거는 사람이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
4. 다른 후보자의 현수막을 가리지만 않고, 법에서 금지하는 것(신호기 등)만 가리지 않으면 된다.
5. 이는 법률에 지정된 것으로 구청에서 떼거나 단속할 수 없다.



생각보다 치열한 선착순!

정말 치열한 선착순이다. 결국, 좋은 자리는 "전국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2007년 11월 27일 새벽 0시를 기해서 먼저 거는 후보"가 차지했을 것이다. (이걸 미리 알았더라면, 경쟁적으로 다는 모습을 특종으로 잡았을텐데! 아깝다!)

무슨소린가 하면... 결국.. 자금력이 있는 후보가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는 뜻이다. 아니나 다를까, 좋은 자리는 모조리 1번과 2번이 차지하고 있었다. (몇개 보지는 못했지만, 2번이 더 우세했다) 우연은 아니었다.

 
내가 서울 시내 약 5군데에서 현수막 달린 것을 봤는데.. 문국현 후보나 이회창 후보는 실탄이 별로 없다고 하는 것이 사실인지, 역시 현수막 자리 경쟁이나 현수막 자체에서도 상당히 많이 밀렸다. 민노당의 경우는, 달긴 달았지만, 그리 좋은 자리는 달지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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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하게 차 한대가 앞에 계속 주차중인데다가, 차가 지나가면 하나도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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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 지나가도 잘 보일 정도의 위치에 붙였다 (위 사진의 바로 옆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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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가장 좋은 자리는... 2번과 1번이... 그런데...완전히 시야가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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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후보는 건너편에 달았는데, 버스가 자주 지나가서 그런지 잘 안보인다
실수도 하는 법!



문제는 안전이 위협받고 미관을 해치는 것!

오늘 블로거뉴스에 보람이랑님께서 올리신 "생각 없는 대선 현수막 독립문을 가로막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말 아무데나 잘보이는 곳은 다 달았다.

그러다보니 법에 규정한 신호등도 가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시야 확보가 안되어서 상당히 힘드나보다. 이러한 폐해때문에 없앴던 것인데, 이에 대한 보안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채로 법이 다시 살아났다. 역시 선거법이, 문제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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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국현 후보는 건널목을 건졌지만, 신호를 보는데 지장을 주지 않을까 싶다


▲ 관련기사 1  대선 현수막 의정부 뒤덮다 -교차로 마구잡이 설치 교통 사고 위험요소로[인천일보] 2007.11.29

▲ 관련기사 2
썰렁한 대선 … “분위기 안뜨네” [세계일보] 2007.11.28

후보홍보 현수막도 지정된 게시대가 아닌 도로 옆이나 교차로의 가로수, 심지어 신호등과 상가 앞에 마구 설치되면서 보행·안전운전은 물론 상가영업에 지장을 줄 정도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현수막은 일정한 장소, 시설에 게시하고 다른 후보자의 현수막이나 도로교통법이 규정하는 신호기, 안전표지 등이 가려지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박모(33)씨는 “운전할 때 현수막 때문에 보행자들이 보이지 않아 당황했던 적이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선거 현수막 4개가 설치된 광주시 북구 용봉동 삼거리의 한 음식점 사장은 “현수막 때문에 우리집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고 언성을 높였다.
http://www.segye.com/Articles/News/Politics/Article.asp?aid=20071128002505&ctg1=01&ctg2=00


18,000여개의 현수막, 재활용 대책은 있나?

기사에 따르면 [관련기사] 현수막의 개수만 1만8천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선거가 끝나면 모두 쓰레기가 되는데, 현수막을 재활용하는 것에 대한 의무사항 등은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즉, 다 버려도 할 말이 없다. 막대한 자원이 그냥 1회용으로 소모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현수막 재활용은 비록 소규모지만,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왜냐하면 불법 현수막이 엄청나게 많이 수거되는데, 이를 소각하거나 하는 비용이나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보통, 청소용 포대를 만들거나 장바구니를 만드는데, 장바구니는 조금... 그럴 것도 같다. (어떤 후보의 얼굴이 안쪽에 크게 있는 장바구니라니...)

장바구니의 예 [관련기사]
낙엽 수거용 포대의 예 [관련기사]
농가에서 활용 [관련기사]

그런데, 그냥 현수막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막대한 양의 비닐끈, 각목도 함께나온다. 이러한 것을 그냥 버리지 말고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대책을 세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예 법에 명시하는 것도 좋겠다.

또한, 각종 정책 자료집이 엄청나게 나올것이고 그것이 국민에게 배달될텐데, 이런 홍보물도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만들도록 법을 제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다. 결국, 엄청난 종이가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게 된다. 무슨소리냐 하면,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 덕분에 지구상의 나무가 엄청나게 줄어든다는 소리다. 환경파괴의 주범이 대통령 선거가 되는 것이다.

그나마 저번 선거때는 '실종아동'의 사진을 선관위 홍보 현수막에 거는 등 사회적 문제에도 신경을 썼는데, 이번 현수막에는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정책 자료집에는 어떻게 반영되는지도 지켜보도록 하겠다.


불편 없이, 주민 친화적, 자연 친화적 선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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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문을 모두 가리는 후보들의 현수막
(이상하게 이인제 후보는 두 개나 달렸다. 여전히 권영길 후보는 차에 가려서 안보인다)



요즘 선거운동 확성기 소음을 듣고 짜증내는 분들이 많다. 당연하다. 좀 줄여주었으면 한다. 선거 현수막도 자신들이 보기에 주민 생활에 누를 끼칠 정도면 옮겨 달아주기 바란다. 특히, 독립문을 가린 저 많은 현수막은 건너편 길로 옮겨 달아주기 바란다. (누가누가 빨리 옮기나에 따라 후보의 성향이 정해지려나?)

그리고, 정당들이 앞다투어 선거후 쏟아지는 수많은 폐기물들을 어떻게 잘 처리하는지 보여주면 좋겠다. 선거는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승패에 상관없이 어떻게 잘 마무리하느냐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선거에 지고도 민심을 얻는 일까지 생길 줄 누가 알랴.

정치권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참.. 선거법 하루 빨리 손봐주시길!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11.30.
www.hangul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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