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상을 받고도
 마음이 무거운 이유
'실종아동 배너 달기'로
행자부 장관상을 받았지만..
원래의 뜻과 무관하게
형식적으로 달린 배너때문에 마음이 무겁다


행정자치부 장관상, 가문의 영광인데....

운이 좋았는지, 어쨌는지, 줄기차게 실종아동 관련 글을 쓰면서, 줄기차게 "참여마당 신문고 www.epeople.go.kr "을 두드린 덕에 "2007 상반기 우수제안"이라는 이유로 행정자치부 장관상을 어제 수상했다. 이건 뭐, 가문의 영광 아닌가. 내가 어떻게 장관으로부터 직접 상을 받는 영광을 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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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받은 행자부 장관상 (악용을 막기위해 처리를 했음 ^^)



그런데, 내심 마음 한구석은 싸늘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래도 이건, 이야기 해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내가 제안했던 것은 이게 아닌데...

내 제안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1. 현재 찾지 못하는 미아(실종아동)가 많은 것은 사회 복지시설들(특히 아동시설 등)이 실종아동 얼굴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업무 종사자가 언제 실종아동사이트 (사이트 이름도 외우기 어렵다)에 들어가서 배너 쳐다보고 있겠나?

2. 따라서,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무료로 보급하고 있는 "국가복지정보 시스템 (w4c.go.kr)"의 "입력화면 등"에 애드클릭스 실종아동 찾기 배너 같은 것을 넣자.

3. 그리고 아이들을 찾는 일을 활성화 하도록, 복지시설 관계자의 신고로 아이를 찾았을 경우 대통령 표창 등을 줘서 여러가지 인사상의 이익이 가도록 하자.

이제 사회복지 시설은 거의 모든 업무를 전산으로 처리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매일 사용하는 프로그램 한쪽에 실종아동의 광고가 계속 떠주면, 입력하다가 혹은, 일을 하다가 자신의 시설에 보호하고 있는, 혹은 갓 도착한 아이와 동일한 아이임을 찾아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제안은 받아들여졌고, 나는 장관상을 타게 되었다. 보건복지부의 강력한 추천에 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


효과를 100% 낮춘 상태로 생색내기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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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복지시설들이 많이 사용하는 국가복지정보시스템 메인화면 (www.w4c.go.kr)


위에서 찾으셨는지? 오른쪽 끝에 달린 것이 배너다. 물론, 실종자 사진은 무려 3개나 나온다. 한달 정도에 한 번정도 사진을 교체한다고 한다. 놀랍지 않나? 그러면 1년에 무려 50명 이상의 실종자 사진을 보게 된다.

감격스러운지? 정상적인 분들이라면 "겨우 50명만 보여준다고?" 라고 물어야 한다. 우리나라에 실종자가 얼마나 많은데?! 하지만, 이 배너는 국가복지정보시스템의 소관이 아니고, 보건복지부의 실종아동기관의 소관이다. (실제로 그곳의 배너를 iframe으로 링크만 하고 있다.)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애드클릭스 같은 경우 100여명의 장기 실종아동과 더불어 상당히 많은 수의 실종어르신까지 포함해서 매번 로드될때마다 계속 바뀌고 있다. 아마도 거의 모든 데이터가 매일 서너번씩은 지구의 어느곳에선가 보여지고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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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드클릭스 공익광고 (http://adclix.daum.net 참조)


이는 내가 의도한 바와 전혀 다른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 적용된 "실종아동배너"는 복지시설사용자가 로그인을 하기위해서 거쳐가는 곳이다. 한마디로, 스쳐지나가고 마는 곳이다. 내가 의도한 것은 저 화면 다음 페이지인 실제로 업무를 보는 곳에 달아달라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 사례는 "완료"된 것으로 되어 있고, 그로 인해서 보건복지부는 뿌듯해하면서 행정자치부에 우수사례로 제시하게 된 것이다. 또한, 행정자치부에서는 수많은 제안 중에서 이 제안을 수상작으로 뽑기에 이른 것이다.

참.. 제보자에 대한 포상 등은 아예 고려되지도 않았다. 그리고, 저 배너 찍으면 해당 실종자의 페이지로 가지도 않고, 그냥 보건복지부 실종아동 페이지로 이동한다. (얼마전까지는 액티브엑스를 깔지 않으면 사진도 한 장 못보던 그 악명높은 곳이다.)

이러니, 내가 안부끄러울 수 있겠나? 보건복지부 생색내기에 동참한 꼴이 되어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내가 자랑스럽게 상을 받게 해주면 안되겠나?

여태까지 내가 실종아동 관련해서 보건복지부나 이런 곳에 건의한 결과에 따르면, 다들 "생색내기"에 바쁘다. 그냥 "우린 열심히 찾고 있어요"라는 부분에만 신경을 쓴다.

제발, 내가 낸 제안을 제대로 반영시켜 주면 안되겠나? 그러면 내가 좀 당당하게 "이러이러해서 상 받았다"고 자랑이라도 하지. 이건 완전히.. 보이지도 않는 배너, 그것도 아무도 자세히 보지 않는 페이지에 걸어놓고서... 창피해서 못살겠다.

오히려, 실종아동 전문기관(보건복지부 소관)이 아닌, 경찰청에서는 더 열심이다. 요즘 지하철내의 TV나 각종 전광판에서 "실종자 경보"를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니, 한메일에서 매번 끝에 달리는 실종아동 찾기배너를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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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메일 끝의 미아찾기 배너. 경찰청의 작품이다.



이건 실종아동 전문기관이 아닌 경찰청 "실종아동 찾기 센터 (http://182.go.kr)"에서 한 위대한 업적이다. 물론, 서울시도 함께했다.

좀 웃긴게, 우리나라는 실종아동 찾는 기관이 2개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실종아동 "전문"기관은 직접 찾지는 않고 데이터 관리나 캠페인 등 지원만 하는 수준이고, 경찰이 찾는다. 이거 정말 재밌는 현상이다. 그리고 엄청난 액수의 예산은 "전문기관"의 차지다. 그런데, 그런 예산을 별로 받지 않는 경찰청이 더 적극적이다. 상당히 아이러니하지 않나?

나라가 얼마나 크다고, 얼마나 일을 잘하길래 같은 일을 하는 기관이 두 개나 되는지 알 수가 없다. 그것도 부처가 서로 다르니, 정말 참 잘 협조하시겠다. (반어법! 반어법!)

아이나 가족을 잃어버린 부모 심정을 알기나 하나? 정신병원에 상당히 많은 사람이 수용되어도, 국가는 별다른 확인도 없이 보조금을 내어준다. 최소한 실종자 가족과 DNA검사라도 해야 하는데 말이다. (사진이 없어도 수용되며, 보조금이 나온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는 정신병원은 누구도 못들어가는 철옹성? 을 참조하기 바란다.

제발, 한 마디만 들어달라. 실종자 찾기.. 제대로 하자!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www.hangulo.kr

실종아동 찾기 전문 블로그 : www.missingchi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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