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장애인 엑스트라는 없을까?

드라마를 더 현실적으로 만드는 좋은 방법을 제시한다


왜 장애인 엑스트라는 없나?

TV드라마를 보다보면, 엑스트라가 참 많이도 지나간다. 그냥 시민일 수도 있겠고, 전문 엑스트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이런 질문을 던져 보았다. "왜 장애인 엑스트라는 없나?"

(물론, 일부는 있겠지만, 글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 완전 부정문으로 쓴 것이다. ^^)


왜냐하면, 직장에 나가도 내 주변에는 장애인이 어느정도 눈에 뜨인다. 물론, 별 문제없이 업무를 처리하시는 분들이다. 회의를 할때나 무엇을 할때도 그 분이 장애인이라서 문제가 된 적은 별로 없다. 사실, 장애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편이 더 낫겠다. 왜냐고? 장애인도 그냥 우리와 같이 살아가는 생활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길을 걷다가도 다리가 불편한 분이나 전동 휠체어를 탄 분들이 간혹 눈에 뜨인다. 복지관 근처에서는 흰지팡이를 들고서 능숙하게 계단을 올라가는 시각 장애인을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렇게 비율로 따져보면, 상당히 높은 비율로 우리는 장애인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유독 텔레비전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장애인을 보기가 힘들다. 물론, 장애인을 주제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심지어 엑스트라까지도 보기 힘들다는 것은, 아무리 드라마가 "비현실적인" 것을 다룬다고 해도 너무 비현실적이란 생각까지 들었다.


장애인 엑스트라가 필요한 이유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비장애인 엑스트라도 있으니까. 그리고 우리 주변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언제나 공존하니까. 더 이유가 필요할까?

이미 우리나라의 중증 장애인 수(1급, 2급)는 54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2007년 3월 말 기준으로 등록 장애인 현황을 보면 2백만명 가까이 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 대한 비율로 봐도 상당히 높은 수치가 나온다.



좋다. 분명히 이런 이야기가 나올것이다.

"장애인들은 촬영장소와 장소를 이동하기가 힘이 들고, 우리 버스는 그런 것을 제공할 수없는 일반 버스고.. 어쩌고 저쩌고... "

간단히 말하자면.. " 비겁한 변명"이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꼭 전신마비 장애인이나 휠체어를 탄 분들만 생각하는데, 시각 장애인 분들은 별다른 버스를 마련해주지 않아도 된다. (낯선 곳에 가시는 것에 대비해서 보조자가 같이 가면 되는데, 다른 엑스트라 스텝이 도와줘도 된다. 물론, 그에 따른 대가는 받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떳떳할 것이다) 그리고 다리가 약간 불편한 분들도 가능하다. 뇌성마비 장애인 중에서도 운전까지 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깟 엑스트라 쯤은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선진국이라고 맨날 소리치지말고, 휠체어를 탄 사람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얼마전에는 장애인 감독의 이야기도 읽은 적도 있다. 뭐, 장애인이라고 자꾸 이상한 눈으로 보는게 문제다.


하지만, 현실은 이럴것이다 - 소리없는 절규


영화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청각장애인"으로 이루어진 스탭들이 만든 영화 "소리 없는 절규"란 단편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바로 "장애인 엑스트라"에 대한 이야기다.

에이블뉴스 2006.8.23

청각장애인이 만든 영화 ‘소리 없는 절규’

기사링크 : http://ablenews.co.kr/NewsContent.asp?NewsCode=10910&C_code=IA


 

(일부발췌)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은 수화와 종이, 그리고 펜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젊은이다. 주인공은 돈도, 주위의 관심도 원하지 않는다. 그저 차별 없는 대우를 원할 뿐이다. 그의 소망은 영화에 엑스트라로 참가하는 것. 하지만 인원 보충 팀장은 청각장애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를 거부한다.

팀장은 주인공 얘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거부하는 이유도 설명하지 않는다. “잘 안 들리기에 종이에 써 달라”는 주인공의 부탁에 팀장은 그에게 들리지도 않을 화만 낸다. 이미 주인공을 바라보는 팀장의 눈에는 세 글자만 보일 뿐이다. '장애인'.

엑스트라 참가에 실패한 주인공은 청계천을 방황하며 갈등한다. 하지만 영화는 농아인들의 아픔만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감독은 영화를 통해 현실을 극복하려는 그들의 의지를 말하고 있다. 친구의 격려 속에 “잠시 절규했지만 이제 포기하지 않겠다”는 주인공의 마지막 독백은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차별을 조금 없애보자는 것

이에 대해서 무슨 거창한 표어를 가지고 "장애인 인권 쟁취" 등의 주장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직업군 중에서 연기에 관한 부분에 장애인도 문을 열어주자는 것이다. 또 노파심에서 이야기하지만 "장애인 쿼터"를 둔다든지 해서 장애인 "의무 고용" 등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도" TV나 영화 출연에 부담이 없게 하자는 것이다.

그냥 차별을 조금 없애보자는 것이다. 마치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학력문제"처럼 말이다. 어떤일을 하는데 학력이 문제가 아니라 실력이 문제가 되게 하자는 것이 요즘 사회 추세라면, "장애"가 문제되지 않고 실력만을 문제삼는 사회로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엑스트라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


상황 #1

주인공이 길에서 누군가를 기다린다.


뒤에선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지나가고, 잠시후 다리가 약간 불편한 사람도 지나간다. 시각 장애인도 한 명 지나간다. 그리고 주인공은 다른 여자 주인공을 만나서 커피숍으로 들어간다.


이게 진짜 세상 아닌가? 아무리 드라마라도, 좀 현실감있게 하면 어떨까?


더 효과적인 공익광고가 가능할 수도 있다


굳이 황금시간을 빼서 공익광고 (사실, 좀 재미없는 광고가 많다)를 내보낼 필요도 없다. 아주 적은 돈을 드라마 제작시에 투자하면(장애인 에피소드와 장애인 엑스트라 출연 조건으로 인건비 정도를 제공하면 될 것 같다) 그냥 "생활속의 공익광고"가 나오지 않을까?


드라마속의 공익광고 #1

 

▲ 길 위의 길 "점자 블록" -> [관련글 보기]


주인공이 연기를 하고 있고, 옆에는 시각 장애인이 점자 블록을 지팡이로 확인하면서 걸어가고 있다. 주인공의 아들은 이렇게 묻는다. "아빠. 저기 노란거가 저 아저씨한테는 길잡인가봐"

"응. 그렇지. 저게 점자 블록이라고 하는건데, 앞이 잘 안보이시는 분들이 길을 잘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거란다"

 

드라마속의 공익광고 #2

 

 ▲ 신호등 음성신호 안내기 (점자로 "신호기버튼"이라고 쓰여 있음) -> [관련글 보기]

 

주인공이 건널목에 서 있다. 시각 장애인이 옆에 와서 선다. 그리고 리모콘을 꺼내서 누른다. 신호등에서는 소리가 나온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것을 보고 주인공이 시각장애인에게 묻는다.

"아저씨. 그게 뭐에요?"

"아, 이건 신호등의 음성신호를 켜주는 리모콘이지요. 이게 있으면 참 편리해요"

"아니, 여기 기둥에도 무슨 버튼이 있는데요?"

"아, 그건 리모콘이 없을때 사용할 수 있는 버튼이에요. 한 번 눌러보세요"

"그러네요. 소리가 나네요.. "


 

 

드라마속의 공익광고 #3

 

지하철을 타려고 가는 중인데, 휠체어를 탄 사람이 계단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오지랖이 넓은 주인공이 묻는다.

 

"아가씨. 제가 도와드릴까요?"

"아뇨. 지금 휠체어 리프트 기다리는 중이에요"

"아, 저기 소리내면서 오는거요?"

"네. 너무 천천히 와서 한참 기다려야 해요"

"근데, 소리가 너무 크네"

"타고 있으면 다들 쳐다봐서 좀 쑥스러워요"


드라마속의 공익광고 #4


▲ 지하철 계단의 난간에는 위와 같은 점자 표시가 있다 - [관련글 보기]


시각 장애인이 지하철 역의 계단 옆 난간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옆을 주인공이 지나간다. 시각 장애인이 중얼거리는 소리 "아, 이쪽이 아니고 저쪽이구나. 잘못 나왔네". 놀란 주인공은 방금 전 만지작 거리던 그곳을 바라본다. 점자표기가 되어 있다. 고개를 끄덕이고 그냥 지나간다.



드라마속의 공익광고 #5

▲ 맥주캔에는 "맥주"라고 쓰여 있다는 사실! ->[관련글 보기]


주인공이 맥주를 마시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한다.

"야, 이거 무슨 점이냐?"

"그거, 점자야. 맥주라고 쓰여 있는거래"

"이게 왜 필요해?"

"(한대 때리며) 임마, 눈이 안보인다고 술도 못먹냐?"


 그렇다고 꼭 공익광고 협의회 돈 받아서 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냥 이렇게 쓰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 뿐이다. 위의 에피소드는 일일 드라마 등에서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는 상황들이다. 많은 사람이 보는 드라마에서 위와 같은 훈훈한 장면을 보여주면... 시청률이 좀 올라가지 않을까? ^^


드라마 제작진들의 도움을 바란다

그냥, 현재 엑스트라가 100명이라면, 한 명이라도 장애인을 카메라 안에 넣는 시도를 해보기 바란다. 뭐, 처음에는 왜 해야 되나 그러면서 불평을 하겠지만, 사실, 그게 더 현실감을 더한다는데 뭐..^^ 더 사실에 가까운 화면을 따내는 것이 드라마 제작진들의 고민이 아닌가?

위에서 소개한 단편영화처럼 단순히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우리나라 방송국, 영화 관련자들의 인격을 믿는다!

이것저것 주절주절 이야기했지만, 다시 정리하자면, "장애인의 복지를 위해서" 장애인 엑스트라를 의무고용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냥 "현실 사회를 반영하기 위해서" 장애인 엑스트라도 텔레비전에 나와야 현실감이 더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라는 것. 다시 강조하면서 글을 맺기로 한다.

그나저나, 나는 어디서 엑스트라로 안써주나? ^^


[참고기사] - 댓글을 달다가 추가합니다. ^^

"다운증후군 배우 강민휘 “대사 힘들지만 연기 신나요

중풍극복 김인문, 장애인 연기 선생님

`연기는 내 삶의 이유` 장애인 연기자의 꿈

‘아름다운 백조’ 14명 무대서 ‘훨훨’

시각장애인 감독, 꿈을 찾아 '레디, 액션!

[이사람] 마음의 눈 크게 열고 무대 오른다 (시각장애인 연기자 홍성민)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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