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의 "스캔들" 가짜인거 모르세요?

독고영재의 현장르포 스캔들 - 이게 가짜라고?

개국 당시부터 선정선 논란에 휩싸였던 케이블 방송국, tvN...

이 방송국의 간판프로는 [독고영재의 현장르포 스캔들] 이다.

이 프로그램은 '치터스'란 외국 프로그램을 철저히 모방했고, 모든 국민의 관음증을 적절히 비벼넣은 탓에, 초기부터 엄청난 시청률을 자랑하다가, 급기야 일까지 냈다고 한다.

관련기사 : 진짜같은 가짜 ‘···스캔들’ 일냈다 <스포츠칸> 2007.5.3

(케이블방송 오락프로 중 사상 최고 시청률은 4.2%를 돌파했다는 이야기)


그런데, 문제는 이 프로그램의 장면이 모두 "가짜(Fake)"란 것을 모르는 것에 있다.


아버지도 모르는 가짜 프로그램

위의 사진은 스캔들의 방송사인 tvN의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들은 죄가 없다. 왜냐? "페이크 다큐멘터리"라고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방송의 앞에도 잠시 이런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대체 페이크(FAKE)의 뜻을 아는 한국 국민이 몇이나 될 것이며, 저 작은 글자, 잠시 지나가는 자막에 눈을 부릅뜨는 국민은 더더욱 몇이나 될까?

나는 얼마전 아버지로부터 충격적(?)인 고백을 들었다.

"요즘 새로나온 채널이 뭐더라.. TV라고 채널이 나오는데.. 거기서 나오는 불륜 고발 프로그램이 참 재밌어서 챙겨본다"

  ◀ 아닌게 아니라.. tvN에서 N자는 잘 안보이더라.. ^^ (http://www.chtvn.com)


어허... 그러고 보니, tvN의 로고에서 N자는 잘안보일 수도 있는데, 그 "불륜 고발 프로그램"은 스캔들이 분명했다. 그래서, 독고영재씨가 진행하는 것임을 확인했는데.. 맞댄다. 어허~! 이러니 시청률이 최고지. 텔레비전 잘 안보시는 우리 아버지까지 TV앞으로 끌어 들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거 가짜로 꾸민거에요" 라는 말은 절대로 믿지 않으셨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실감나게 몰래 카메라로 촬영을 했는데 가짜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역시, 우리 아버지도 "페이크 다큐멘터리" 등의 개념은 잘 모르시고 계셨다.


젊은이도 몰라 - 페이크가 뭐길래? -> 뻥이란 소리!

페이크의 뜻을 다음 사전에서 찾아보자.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가짜 다큐멘터리"란 뜻이다. 다큐멘터리는 진짜인데, 그걸 가짜로 만든 것이란 것이다. 진짜같은 가짜,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최근에 화제작이 몇 개 있어서 세상에 알려진 장르라고 알고 있다. (나는 일반 영화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리고, 살떨리게 진짜같은 형식을 따르지만, 실제는 연출된 상황인 장르다. 유명한 페이크 다큐는 "블레어 윗치(1999년작)"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유명하다 못해서, 간담이 서늘하게 하는 명작 페이크 다큐멘터리 "목두기 비디오" 가 있다. (목두기 비디오 정보보기 Click)

몰카에 이상한 귀신이 잡힌다는 제보를 받은 다큐멘터리 팀 (목두기 프로덕션)이 추적 60분 형태로 사건을 취재해 가는 이 작품은... 모르고보면 정말 미치고 환장할 정도의 장면으로 가득차 있다. 나는 KBS 독립영화관에서 이 작품을 보고 '페이크 다큐'라는 것을 모른채 밤잠을 설친 적도 있었다.


스캔들 - 화면은 모두 연기자!

tvN의 스캔들 공식 사이트에서 보면 분명히, "페이크"임을 밝혔다.

http://www.chtvn.com/VR/bbs/bbs_3003_view.asp?bbscode=1&bbsID=42973113&curPage=


<독고영재의 현장르포 SCANDAL>은,

인간 역사의 영원한 테마 “사랑 그리고 배신”을

Fake 형식으로 쫓은 고감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입니다..



정말 아주 영리한 방법이다.

사실, 이 프로그램의 등장때부터 "페이크"에 대한 논쟁이 분분했고, 대체 어디까지가 진짜인가라는 질문에 "사실에 기반을 두고 거의 새로 찍은 것"이란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위의 첫 기사의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진짜같은 가짜"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 직장 동료들에게 물어본 결과, 가짜인지 모르는 사람이 반을 넘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내가 잘못알고 있는 것으로 오인 받는 소동까지 있었다.

tvN은 정말 성공한 셈이다. 사람들의 관음증을 적당히 자극하기도 하고, 자신들은 책임에서 다 벗어났으니까.


늘어나는 페이크 다큐 - 페이크의 뜻을 알리자!

페이크 다큐 형식을 빌어서, 최근에는 "낸시랭 실종사건"을 주제로 한 광고가 끊임없는 화제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관련기사]

아예 최근에는, <스캔들>같은 페이크 다큐를 표방한 프로그램도 새로 제작되어서 위성 DMB프로그램으로 첫방송을 마쳤다. 첫번째 주제가 "키스 알바"를 다룬 것이니 오죽 시청률이 잘 나왔겠는가는 알만한 일이다.


문제는, 페이크(Fake)란 영어를 씀으로써, 그 방송이 '실제상황'이 아닌 '재연'임을 밝히지 않고 있다. 원래, 재연인 경우에는 "재연" 또는 "실제상황 아님" 형태로 나타내는 것이 이런 방송의 관례였는데, 스캔들부터는 그런 것이 아예 없어진 상태다.

"굳이 재연을 알려서 시청률을 낮출 필요는 없다"고 말하지만, 적어도 "페이크 다큐멘터리" 보다는 "연출된 다큐멘터리" 라든지 "가짜 다큐멘터리"라고라도 표기를 했으면 좋겠다.

아니, 방송국이 그럴리가 없으니, 이제 주변 사람들, 특히 어르신에게... "페이크"의 뜻을 알리자. "스캔들은 가짜로 연기자들이 연기한 장면을 내보내는 것임"을 퍼뜨리자.


다큐멘터리는 설 자리를 잃었고..

솔직히, 다큐멘터리는... 재미가 없다. 아니, 재미가 없어하는 사람이 많다. 다큐멘터리가 재밌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어딘지 모르게 무겁고, 아니면 따분하게 느껴지는 것이 다큐멘터리다.

한국에서는 종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팔리지 않는다는 이영미 PD의 강연을 듣고서 씁쓸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한국은 지금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참 잘 팔리고 있다.

진짜 "다큐"는 설 자리를 잃고, 가짜 "다큐"가 판을 치는 현실...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2007년의 모습이다.

그저 난.. 다양한 장르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보고 싶다. 문화적 다양성이란 거창한 단어를 쓰지 않고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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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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