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권 관련 회의록, 여론조사 결과는
일급비밀
인가?


몇번이나 신청한 회의록은... 언제나 퇴짜

신권의 선정과정이 담긴 '화폐자문위원회'의 회의록을 "정보공개법"에 의해서 "정보공개"를 요청한 것은 몇달전의 일이다. 처음에는 전문을 요청했으나, 퇴짜를 맞고서는 "그럼 공개되지 않는 부분은 제외하고 공개할 수 있는 부분만 달라"고 까지 몇번의 요청을 더 했지만... 결과는 여러가지 이유로 절대불가였다.

이번에 10만원권과 5만원권의 선정에도 의혹이 많았다. 여론조사 결과나 자문위원회의 자문과 상관이 없이 정했느니... 어쨌느니... 그런데, 항간에 떠도는 것은 오직 '의혹'뿐이었다. 회의록을 제대로 입수하거나 정확한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회의록"을 공개해 주되, 사람 이름을 다 지우고, 비밀스런 부분은 다 없애고,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만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명단 조차 공개가 안되기 때문에, 어떤 발언이 있든 별 문제가 없을 듯 했다.)

그리고, 신권 관련해서 여론조사 결과를 자문위원회에게 제공했을텐데, 그 결과를 공개해 달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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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결과.. 너마저....


만약, 내가 이 정보를 입수했으면, 대대적인 특종이 되었을 뻔 했다. 하지만,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래와 같은 "정보공개 불가" 통지만을 받았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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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의 비공개 이유
읽기 불편하실까봐 아래에 그대로 옮긴다.


사유: 현재 추진중인 고액권 발행 관련 업무는 의사결정과정중에 있는 업무로, 화폐도안자문위원회 회의록과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 등이 외부에 공개될 경우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

ㅇ 법정 자문기구가 아닌 화폐도안자문위원회의 회의록에 수록된 자문위원들의 초상인물에 대한 토론 내용은 자문위원들이 각자의 전문성과 식견 및 건전한 양식 등을 토대로 양심에 따라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개진한 의견으로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개할 경우 오히려 소모적인 논쟁과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켜 향후 당행의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

ㅇ 여론조사 결과는 비록 그 진행이 종료된 정보라 하더라도 관련 내용이 공개될 경우 오히려 국민의 오해나 혼란을 초래하여 향후 당해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명박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

결국은 간단히 말하면, "지금 진행중인 사안이니까 공개 못하는데, 화폐 자문위원회도 법적인 단체가 아니라서 그들의 말은 법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라는 소리같다.



그런데, 이 답변은 사실 눈에 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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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답변은 무엇인가 하면... "현재 것이 아닌, 과거의 것. 즉 이미 의사결정이 끝난 것에 대한 회의록을 공개해 달라. 단, 범죄에 쓰일 수 있는 위조방지장치 관련 부분은 삭제, 위원의 이름도 삭제해도 무방하며, 가능한 부분만 공개해 달라"는 요구에 대한 것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이거다.

국민들은 쓸데없이 자문회의 회의록 볼 생각 하지 말아라. 그거 비밀이 많이 담기거나, 별로 의미없는 일이다.


기자들은 알권리 주장 안하나!

지금 '국민의 알권리' 문제로 박스 깔고서 농성하신다는 기자님들! 대체 국민의 알권리가 이런 것 아닌가요? 기자님들이 알권리를 좀 주장하셔서, 이 회의록 좀 받아내면 안될까나?

한국은행의 태도는 좀 이상하다.

"신권 도안이나 색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때마다 "자문위원들의 자문을 받아서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자문위원들이 뭐라고 했나?" 라고 물으니 "자문회의는 법적인 구속력이 없어서 의미가 없다"고 받을 하다니!

아예 '한국은행측에서 알아서 잘 판단한 문제다'라고 했으면 좀 낫겠다. 방어할때는 자문위원의 판단이라고 하고, 실제로는 '그들은 아무 권한이 없다'는 식으로 답을 하면, 어느 국민이 이해를 할 수 있겠나?

왜들 말이 많겠나? 바로, 모든 국민은 화폐를 매일 매일 쓰는 '최대 소비자'이며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쓸 물건에 대해서 한 마디 할 자격은 당연히 있지 않겠나? 모든 이의 말을 다 수렴할 수는 없겠지만, 공통적으로 나오는 불편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조금만이라도 보여주기 바란다.

무조건 '국가기밀' 식으로 몰아붙이는 의사 결정을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이제, 우리도 알아야 할 것은 알아야 한다. 그걸 숨기면 숨길수록 더 골은 깊어지는 법이다.

한국은행의 판단이 바뀌기를 빈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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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한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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