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 통로, 역한 고무냄새 안나세요?

- 2년간 방치되었던 용산역과 터미널 상가 연결통로의 고무바닥재 냄새
- 냄새 안나는 바닥재로 교체 약속 받아내




전자상가에 가려면, 용산역에 가야한다

서울에서 전자제품이나 컴퓨터 관련 부품을 사는데 가장 유명한 곳은, 뭐니뭐니해도 용산 전자상가가 최고로 꼽힌다. 또한, 용산역은 전철뿐만 아니라 KTX까지 다니는 아주 큰 역으로 변모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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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역은 KTX까지 다니는 제법 큰 역이고, 전자상가의 관문이기도 하다

한동안 나는 용산역을 가지 않았었는데, 어떤 제보를 받고서 취재를 나가게 되었다. 바로, "용산역과 전자상가를 잇는 통로에 냄새가 너무 많이 난다"는 것이었다.


실외용 고무 바닥재를 실내에 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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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역쪽에서 전자상가로 통하는 통로 외부 모습


바로 이곳이다. 이 통로는 용산역에서 전자상가쪽으로 이어지는 고가통로로 예전에는 전철이 이 통로의 가운데 쯤에 서면, 전자상가쪽과 용산역 광장쪽으로 나뉘어 사람들이 이동하던 통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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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통로에 들어서면 바로 고무냄새가 진동하는데, 바로 이 고무바닥재 덕분이다

그런데, 이 통로에 들어서자 이상하게 머리가 띵할 정도의 고무냄새가 진동했다. 바로 범인은 사진에서 보이는 고무바닥재. 이 바닥재는 보통 보도블럭 대신 사용하거나, 어린이 놀이터에 깔려 있는 재질이 아니던가. 밖에 깔려 있을때는 그냥 약간 냄새가 나는 정도인데, 이게 실내나 다름없는 곳에 깔려 있으니 냄새가 엄청났다. 지금이 10월이니 망정이지, 여름에는 더 엄청났을 것 같다. (내가 제보를 받은 시기는 조금 더웠을 때였으니... 내 게으름이 원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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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게 닫힌 창문 덕분에 고무 냄새는 통로를 따라 더욱 심하게 번진다

그리고, 추위 때문인지 창문이 굳게 닫힌 곳이 많아서, 머리가 아플정도의 심한 냄새는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전부 이런 바닥재로 깔린 것은 아니고, 일정 부분 (두군데)만 깔려 있었다.




▲ [동영상] 터미널 상가에서 용산역으로 다시 되돌아가면서 찍은 영상
동영상 촬영, 편집, 화질 등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 ^^



그런데, 비슷한 통로인 "터미널 상가" 2층에서 외부로 통하는 길은 아주 바람직하게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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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미널 상가에서 외부로 연결된 통로, 아까의 통로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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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은 일반 타일이고, 양쪽에는 환기구가 잘 되어 있다


한국철도공사에 물어보니...

그래서, 저번주에 용산역이 국철이므로 한국철도공사에 문의를 넣었다. 내 문의의 핵심은 다음과 같았다.

- 고무바닥재를 깐 이유
- 이러한 바닥재에 대한 철도공사의 규정
- 위험성과 위해성에 대한 문제제기 (화재시 등)

그리고, 오늘에서야 답변을 받았는데, 물론 그 사이에 몇통의 전화 회신을 받았다. 그 이유가 좀 이상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해서 여기에 모두 공개를 하기로 한다.


잊혀진 시설... 연결통로 - 고무재질은 교체하기로 약속

이 시설은 용산 터미널 상가와 철도공사측에서 공동 관리해 오던 것이었는데, 몇년전에 국가의 소유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시설물은 철도공사가 아닌, 한국철도시설공단이란 곳이 주체가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내 민원은 철도시설공단에 이첩이 되었다.)

그런데, 다시 철도시설공단은 이 시설물의 관리(유지보수)를 철도공사측에 "위탁"을 준다. 즉, 소유는 철도시설공단이고, 관리는 철도공사에 하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업무처리 과정에서 생긴 오류로, 이 시설물은 내가 민원을 넣기까지, 누가 관리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이번에 내 민원으로 "잊혀진 재산"을 찾아낸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리고, 고무재질의 바닥재를 깐 사실을 보고 그 분들도 놀라워했다. (이미 2년이 지났다는데.. 에휴) 그리고, 예산이 확보되는대로, 혹은 내년 예산을 빨리 집행해서라도, 고무재질의 바닥재를 교체하기로 약속을 했다.

고무재질을 깐 이유는 그곳이 약간 경사가 있는 곳이라서,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그랬다는 답변을 들었다. 일리가 있지만, 깔고난 직후부터 분명히 그 냄새가 진동을 했을터인데... 그리고 실외용 바닥재인 고무 바닥재를 실내에 시공을 할때는 더 많은 고민을 했어야 할 것 같다. (화재시 유독가스 발생 등등)

앞으로는 고무가 아닌 "거친 타일 재질"등을 깔아서 미끄러지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 통로를 만들겠다고 했으니, 두고 볼 일이다. 그냥 일반 타일을 깔고, 미끄럼 방지 테이프 같은 것을 활용해도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무슨 그냥 고무재질을 걷어내서 미끄러운 철판이 드러난다고 악플다는 분을 위해서 글 색깔도 달리했음.)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은 개인...

내가 한 일은, 그냥 철도공사 홈페이지에 찾아가서 간단한 글 하나를 쓴 것이었다. 그랬더니, 바로 바꾸겠다는 연락이 왔다. 그런데,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저 통로에서 불편했던 사람이 과연 나 혼자 뿐이었을까? 2년동안 정말 아무도 그런 불편을 철도공사에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그냥 냄새 조금 나는 것 가지고 불평이 많다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실외에 사용하는 재질을 실내나 다름 없는 곳에 사용한 것부터 시작해서, 그 냄새 때문에 고통을 받는 사람이 제법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투정"을 부릴 만한 사안이었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대통령이 아니다. 바로 우리 국민이다. 우리가 눈을 부릅뜨고, 사소한 것까지 지적하면서 높은 사람들을 못살게 굴어야, 나라가 제대로 굴러간다고 생각한다. 공무원들 일 안하고 돈 번다고 욕하지 말고, 공무원들이 일할 수 있도록 일거리를 던져주면 어떨까? 그게 모두 발전하는 길이 아닐까?


※ 제보해주신 최병성님께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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