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무슨 미술작품인가?

신권 자문위원은 모두 미술인

- 모두 미술인으로만 구성되어 있고
자신을 밝히지도 못해

- 실제 화폐 사용의 전문가인
일반 국민들에게 자문하라

- 돈은 쓰기 위한 것이지
보기좋으라고 있는게 아니다!



말도 많았던 1만원권, 1천원권 신권 사태

이미 나는 신권에 대한 여러개의 블로거기사를 쓴 바 있다. 그 핵심은 "유로화"의 색채적 특성, 즉, 이웃 권종간 색깔이 서로 '찬색, 따뜻한색'으로 번갈아가면서 바뀌는 것을 베낀 우리 신권의 문제점 지적이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10,20,50,100 으로 이어지는 유로화에서는 10과 100이 같은 색이 아닌 다른 색 계통이지만, 우리는 20에 해당하는 권종이 없어서 1000과 10000이 같은 계통으로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가설이었다.)

아래에 그 관련기사들이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기 바란다.


이전 논란 핵심은 과학적, 역사적 검증이 없었다는 것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문제가 많이 지적되었던 만원권 (자문위원은 모두 미술계 분들이라 과학적 검증이 불가능했다)


1만원권과 1천원권 논란의 중심은 '검증'이 없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유래한 혼천의를 그냥 실은 것(관련기사 보기)이나 일월오봉도는 세종대왕시절에 없었다는 것, 도산서원이 아니라 계산서당이라는 논쟁까지.. (관련기사보기) 모두 학계의 역사적 검증이 없었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그건 너무너무너무너무 당연했다.

이것을 검증하는 "자문위원단"은 모두 미술 전공의 교수님들이었기 때문이다.


자문위원단의 명단은 국가 비밀, 구성은 전부 미술전공자

나는 지난 1만원권과 5천원권 자문위원단의 구성을 알아보기 위해서 신문기사와 더불어 직접 한국은행에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정보공개법에 의해서 국가기관은 정보공개에 대해 응해야 한다. 보통 open.go.kr 에서 하지만, 한국은행은 따로 사이트 www.bok.or.kr 에 정보공개란이 있다)

내가 요청한 것은 자문위원 명단 (구성만이라도)과 더불어 회의록 전체 였다. 회의록은 회의를 하면 보통 제작하는 것으로 거의 필수적인 것이라 알고 있다.

돌아온 대답은 다음과 같다.

(2007년 10월 17일 한국은행 답변)

새 은행권(1000원권, 5000원권, 10000원권) 화폐도안자문위원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한국은행 직원(3명) : 발권국장(김**), 발권국 부국장(오**), 발권정책팀장(정**)
- 한국조폐공사 직원(2명) : 디자인조각팀장(2005. 4월~2005. 7월 : 박**, 2005. 7월~2006. 6월 : 장**), 위조방지센터 부장(류**)
- 미술대학교수(5명) : 미술사 1명, 시각디자인(색채학, 타이포그라피 등) 4명
 
귀하께서 정보공개 청구하신 화폐도안자문위원중 미술대학교수(5명) 명단 및 화폐도안자문위원회 회의록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6호* 및 제4호**에 의하여 비공개하오며, 정보 부분공개 결정통지서는 조만간 별도 송부토록 하겠습니다.
 
  *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6호: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제4호:재판에 관련된 정보와 범죄의 예방, 수사, 공소의 제기 및 유지, 형의 집행, 교정, 보안처분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
 
이와 관련하여 추가적인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한국은행 발권정책팀(전화 : 02-759-4598, 팩스 : 02-759-4600)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은행과 조폐공사 직원명단은 실명으로 공개하였으나, 범죄예방과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한글로가 판단해서 이름은 가렸음. 대학교수님만큼 직원들의 사생활도 지켜주는 한국은행이 되길 바람)


이럴수가!

모두 미술에 관련된 분들이었다! 그 인원이.. 외부인원만 무려 5명! 놀라운 숫자다. 아마 이정도면 우리나라가 10년 이상 사용할 화폐를 만드는데 충분한 고증이 될 것이라고 착각했나보다. (법률에 의한 것이라고 하지만, 놀라운 일이다)

자문위원이 왜 중요한지는 이미 "동 주민센터 명칭 선정과정은 엉터리 (링크)" 라는 기사에서 밝힌 바 있다. 설문조사 등의 결과는 어차피 무시되고 자문위원의 한 마디가 거의 의사 결정의 핵심이라는 것은, 공공기관의 일반적인 정책 결정 과정이다.

이런 문제점은 이미 신문기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었다.


고액화폐 토론을 시작하자 [한겨레] 2007.2.13
http://zine.media.daum.net/mega/h21/200702/13/hani21/v15714100.html

(일부발췌)
도안전문위원회의 외부인사 모두 미술계

고액권 발행 과정에서 인물 선정과 도안 마련을 좀더 투명하게 하려면 한국은행의 화폐도안전문위원회의 운영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위원회는 미술계 위원으로만 외부 자문위원을 구성해 사회적 상상력을 스스로 제한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국은행 발권규정과 시행세칙을 보면 화폐도안자문위원회는 5명 이상 1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한국은행 발권국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1만원권과 1천원권을 새로 발행할 당시 외부 자문위원은 시각디자인 전공자 4명, 색채 전문가 1명, 미술사 전공자 1명 등 6명 모두가 미술계 인사였다. 나머지 4명은 한국은행과 조폐공사 관련 직원들이었다. 도안과 관련한 사회적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미리부터 내재돼 있었던 셈이다. 게다가 한국은행 쪽은 위원들이 누군지를 전혀 공개하지 않아 사후적인 평가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국가적 사업일수록 투명성이 더 높아야 한다는 일반론에 비춰봐도 이해하기 힘든 처사다.

정남석 한국은행 발권정책팀장은 “고액권의 경우에는 광범위한 여론 수렴이 필요한 만큼 기존의 위원회 구성과는 다르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해 다른 구상을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고액권 발행의 경제적 득실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의미도 함께 따지는 사회적 토론을 시작해야 할 때다.

그렇다. 이미 여러 신문에서도 "화폐 심의를 미술인만이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바 있다. 그리고, 발권정책팀장은 "위원회 구성을 다르게 진행한다"고 하셨다. (위에서는 5명이라는 공식 답변을 받았는데, 여기서는 6명이다.. 어떤게 맞는 것인지.. 솔로몬왕의 아기도 아닐터인데..)


10만원, 5만원 고액권 발행 자문위원의 구성을 물어보니

실제로 나는 10만원권 등 고액권 발행 자문위원의 구성을 먼저 물어보았다.


[한국은행의 정보공개에 대한 회신서]
고액권 발행 관련 자문위원단의 명단, 회의 일정, 의사록

- 비공개 근거 :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5호
- 비공개 사유 : 현재 추진중인 고액권 발행 관련 업무는 의사결정과정중에 있는 업무로, 자문위원의 명단과 회의록 등이 외부에 공개될 경우 자문위원의 독립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고, 결과적으로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


역시나, 일급비밀이었다.

좀 이상한 것은, "구성이라도 알려달라"고 했더니, 거의 동시에 따로 넣은 민원에 질문한 내용에 답변을 주었다고 했다. 그 답변은 아래와 같다.

 한국은행은 새 은행권 도안 자문을 위해 시각디자인(타이포그래피 포함), 색채학, 미술사 등 외부 전문가(대학교수) 5명이 참여한 ‘화폐도안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한 바 있습니다. 새 은행권 도안의 구체적인 진행 과정에 대한 내용은 비공개 보안사항 등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음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어? 이상하다. 구성이 어째, 예전과 똑같다? 다르게 하겠다고 했는데....?

모두 미술계 인사들?

이는 "운영한 바 있습니다"라는 것은 예전 도안 자문위원을 말함이고, 새로운 자문위원의 구성은 밝힐 수 없다 정도로 추측된다. (이를 위해 다시 민원을 넣을 예정이다.)

[바로잡음 추가기사] 2007.10.25 한국은행의 답변에 따르면..

고액권의 도안인물 및 보조소재 선정을 위한 화폐도안자문위원회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당연직(2명) : 한국은행 부총재, 한국은행 발권국장
 - 위촉위원(전현직 교수 8명) : 역사학 전공(3명), 철학.사상사 전공(1명), 미술사 전공(1명), 과학사 전공(1명), 문학 전공(1명), 그래픽디자인 전공(1명)

과 같이 미술계 인사 일색이던 것이 많이 바뀌었다고 알려왔다.






왜 내가 했다 말을 못해? 내가 이 지폐 자문했다 왜 말을 못하냔 말이야?

솔직히, 자문위원들을 그렇게 철저히 감싸는 한국은행의 태도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실, 한 나라의 지폐를 자문했다는 것은 본인에게 엄청난 영광이다. 이미 자문위원의 임기가 끝나고 지폐가 나온 상황에서도 명단을 공개못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그게 그렇게 창피한 일인가? 자신들이 실수한것을 인정하는 것 아닌가?

본인들이 직접 나서서 (달랑 다섯명인데..) 이거 내가 했다. "내가 자문한 부분은 이러이러한 부분이니 이 부분에 대해서 잘못된게 있다면 말해보라." 왜 이런 말을 못할까? 타이포그라피 전문가가 글씨체를 이런 단순한 것으로 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나설 수 있는 것 아닌가?

고액권의 화폐도안 자문위원 구성이 저번과 똑같든 똑같지 않든, 대여섯명의 자문위원으로 어차피 논란을 비껴 나갈수는 없다.

그리고, 역사나 과학 부분은 그렇다고 치고, 왜 시각장애인 자문위원은 없을까? 화폐의 시각적인 부분에 3-4명을 할당했을 정도라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시를 위해서는 1명은 자문을 구했어야 한다.



위의 기사에서 밝혔듯이, 시각장애인의 대부분은 이번 신권의 점자표시가 예전보다 못하고, 거의 식별이 불가능하다고 했고, 한국은행은 복지관의 시각장애인 6명에게 테스트한 바 있었으나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거참... 빳빳한 새돈으로 테스트했으니 당연히 문제가 없지. 시각장애인이 지적한 것은 그 새 돈의 점자 표시가 너무 쉽게 닳아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 한국은행은 "현재 기술로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단다. 쩝.. 기술이 세계 최고라고 할때는 언제고...

이런 것은 한 명만이라도 자문위원이 있었다면, 더 제대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냥 6명 초청해서 돈 나눠주고, 비교해 보라고 하는 식의 요식행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


자문위원이 아니더라도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하길...

솔직히, 자문위원이 되면 위촉장도 주고 하는 등 뻑쩍지근한 행사를 한다. (복지부 관련 기관의 자문회의는 호텔에서 아침을 먹으면서 약 30분동안 한 바 있다.) 그나마 자문위원의 회의 참석률은 참 낮기도 낮다. 그러니 무슨 자문이 될까? (이에 대해서 정부는 횟수만 중요할 뿐, 예산 낭비는 아니라고 했다.

한국은행의 자문회의는 달랐으리라 믿는다. 분명히 다섯분 모두 참석하셨으리라. (이에 대해서 참석률과 일정만이라도 공개해 달라는 민원을 넣었으니 후속기사에서 모두 밝혀드리겠다.)

어쨌든, 자문회의에 기댈것이 없다면, 광범위한 자문을 구하면 된다.

이미 "누가 들어갈 것인가" 에 대해서 2주이상의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겠다고 발표했다.

이때, 후보에 대해서만 검증하지 말고, 과학적, 역사적, 전반적인 검증과 더불어 시각 장애인의 검증도 받아보기 바란다.

그뿐이 아니다.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분들, 눈이 침침하며, 어둑어둑한 구멍가게에서 장사하시는 할아버지, 매일 돈을 만지는 은행 직원분들, 택시 기사분들, 학생 등의 많은 자문을 받아보기 바란다.

솔직히, 대학교수님들은 현금 잘 안쓰시지 않나? 도안적인 면만 검토하실 수 있을 뿐이지, 실제로 화폐를 사용하는 실제 소비자들의 의견은 언제나 외면해왔다. 그러니 택시기사들의 불만이나 시각 장애인들의 불만도 그냥 묵살해 버리고 "우린 문제 없어~"를 외치는 것 아닌가?

자신이 자문했다고 말도 못하는 대학교수님들보다, 스스로 이름과 얼굴까지 밝힐 수 있는 우리 "화폐 전문가들" 바로 서민들에게 자문하라.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돈은 "쓰라고" 있는 것이지 "보기 좋으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좋은예로  신권 발행은 실패작이다 (감자님의 글) 이런 글이 진짜 자문이다.

앞으로 나는 몇개의 연작 기사를 통해서 이미 발행된 신권을 포함한 여러가지 문제점과 한국은행의 잘못된 대응에 대해서 지적을 할 예정이다. 부디, 내가 낸 민원이 무사히 답변되기를 같이 빌어주시길..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10.19.
www.hangul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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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한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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